두 달 만에 2억 떨어졌다…'급전세' 속출하는 동네

입력 2022-05-16 06:58   수정 2022-05-16 07:40


서울 은평구 전셋값이 떨어지고 있다. 증산동에 1400가구에 달하는 대형 입주장(場)이 펼쳐지면서다. '공급 폭탄'이 떨어졌는데 세입자가 없다 보니 잔금을 내야 하는 집주인들은 가격을 낮춰서라도 세입자 모시기에 나섰다. 증산동에서 전셋값이 내리자 인근에 있는 응암동, 수색동, 신사동도 영향을 받고 있다. 일대 부동산 공인 중개 관계자는 "오는 7~8월은 돼야 물량이 소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1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은평구 증산동에 있는 'DMC센트럴자이(1388가구)' 전용 84㎡ 전셋값은 6억원까지 떨어졌다. 입주 초기만 해도 8억원대에 세입자를 들였는데 두 달 만에 전셋값이 2억원가량 떨어진 것이다. 전용 59㎡ 전셋값도 5억8000만원까지 내렸다. 한때 전세 호가가 7억5000만원까지 치솟았던 점을 고려하면 전셋값이 가파르게 내린 것이다.

'급전세' 물건이 나온 이유는 집주인들 발등에 불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 단지 입주 기간은 이달 말까지로 해당 기간이 지나면 집주인들이 중도금 대출에서 잔금 대출로 갈아타야 한다. 무이자로 대출받아 이용했는데 이자를 물게 된다. 때문에 되도록 빨리 세입자를 찾고 있단 설명이다. 더군다나 최근 금리가 오르면서 부담이 더해진 것도 서두르는 이유가 됐다.


증산동에 있는 A 공인 중개 관계자는 "이런 '급전세'는 입주 기간이 끝나는 이달 말까지 대금을 치른다는 조건이 붙은 매물들"이라며 “집주인들은 빨리 전세를 놓고 싶어 하지만 세입자가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대규모 물량 공세에 떨어지기 시작한 전셋값은 인근 단지로도 옮겨붙고 있다. 'DMC 청구' 전용 59㎡ 전세 호가는 4억원까지 나와 크게 내렸고 이 단지 전용 84㎡ 역시 5억~5억5000만원까지 떨어졌다. 바로 옆에 있는 'DMC 우방' 전세 호가도 전용 59㎡가 4억5000만원, 전용 84㎡가 5억5000만원까지 나와 있다.

증산동 B 공인 중개 관계자는 "대규모 입주장에 전세 매물이 쏟아지면서 인근에 붙어 있는 단지 뿐만 아니라 응암동, 수색동, 신사동 등 다른 동까지 덩달아 영향을 받는 모양새"라며 "금리 인상 등으로 대출 금리가 높아지면서 실수요자들 부담이 커졌고, 매매 시장 분위기가 갑자기 사그라드니 임대차 시장도 타격을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당분간 전셋값 하락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증산동 C 공인 중개 관계자는 "현재 'DMC센트럴자이'에서 맺어지는 계약을 살펴보면 대부분 7~8월 입주하려는 실수요자들이 많다"며 "매물이 빠지지 않는 한 전셋값 하락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올 하반기는 돼야 매물이 소화되고 전셋값이 정상화되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은평구 전셋값은 올해 들어 0.5% 떨어졌다. 전셋값은 올해 1월 첫째 주(3일) 보합으로 전환한 이후 1월 셋째 주(17일) 하락세로 돌아서 17주 연속 떨어지고 있다.

공급도 내년까지 이어진다. 오는 6월 '호림리슈리안'(88가구)을 비롯해 △2023년 2월 'DMC아트포레자이'(672가구) △2023년 7월 'DMC파인시티자이'(1223가구)·'DMC SK뷰아이파크포레'(1464가구) 등이 대기 중이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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